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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없는 그곳/심심할때

니콘 AF-s 16-85mm f/3.5-5.6G ED VR 렌즈 사용기




닷없이 웬 렌즈 사용기냐... 하실 수 있습니다만... 짧은 기간이지만 나름 사진을 취미로 하다보니 이것저것 써본 렌즈들이 꽤 되더군요.

그냥 써봤구나 하고 지나가는 것 보다는 당시 썼던 렌즈별로 사진을 모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렌즈별로 사용해 본 느낌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AF-s 16-85 렌즈의 기본 모양입니다.

그 첫번째 대상은 니콘의 다목적 전천후 줌렌즈인 AF-s 16-85mm VR 렌즈입니다.

필자는 35mm 필름 기준으로 1:1 센서를 장착한 카메라를 메인장비로 사용합니다.

어찌어찌 하다가 35mm 필름 기준으로 센서가 1:1.5 로 좀 작은, 일명 크롭바디라고 하는 카메라를 서브장비로 쓰고 있습니다.

두 장비는 모두 니콘의 F 마운트 바디이기 때문에 렌즈를 상호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평소에 크롭바디 장비는 간단한 나들이나 이것저것 대충 찍을 때 사용합니다만, 문제는 1:1 기준 장비에 쓰던 렌즈들은 다 크고 무겁다는거였습니다. 그렇다고 단렌즈 몇개씩 들고다니기도 그렇구요...

크롭바디 장비의 장점은 센서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렌즈의 크기도 좀 작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센서가 터무니없이 작지도 않습니다. 아주 좋은 이미지 퀄리티가 나올만큼 크기도 합니다.

그런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해 크롭바디 전용렌즈들이 나옵니다. 일명 표준줌이라고 하는 광각과 표준 화각대를 구현하는 렌즈들도 있고 광각과 망원을 아우르는 렌즈들도 있습니다.

니콘 AF-s 16-85 렌즈는 광각과 망원을 커버하는 슈퍼줌 렌즈에 속합니다만 니콘의 18-200 렌즈에 비해 망원쪽이 좀 덜하고 사용해봤을 때의 용도를 생각해보니 슈퍼줌 보다는 다용도 전천후 줌렌즈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이 렌즈를 써보기 전에는 고민을 좀 했습니다.

'조리개가 너무 어두운거 같은데?'

'화질이 별루면 어쩌지?'

'크지 않을까?'

일단 그런생각들은 써보고 나니 기우였던거 같습니다.

캐논의 24-105 렌즈는 조리개가 고정으로 F/4.0 입니다.

이 렌즈의 경우 많은 분들이 진득한 색감과 F/4.0의 고정조리개가 맘에 든다고 하신분들이 꽤 많습니다.

AF-s 16-85의 경우 크롭환산시 24-127.5 의 화각이 나옵니다. 최대망원 시 조리개가 어두운 듯 합니다만 105미리의 4.0 조리개하고 수치적으로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어두운것도 아닌 듯 합니다.

표준줌의 경우 최대개방 2.8 고정의 렌즈들이 대표주자들입니다만 이것또한 어차피 실내에서 쓰기에는 밝은 조리개는 아닙니다.

제 경우에는 서브로 쓰는 장비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실외에서 주로 쓸 전천후 렌즈를 선택했습니다.

실내 등에서 밝은 조리개의 렌즈가 필요할 경우 AF-s 35mm f/1.8 렌즈를 병행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니다.

AF-s 16-85 렌즈의 특징은...

1. 광각과 적당한 망원을 커버하는 전천후 표준 줌렌즈.

2. 크롭전용 렌즈로서 휴대하기 좋은 아담한 싸이즈.

3. 제품을 손에 잡아보면 느낌이 좋은 만듦새.

4. 어두운 조리개를 가졌지만 성능이 상당히 괜찮은 VR (손떨림 방지) 기능의 내장.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단점이 있다면... 제경우에는 단지 하나인듯 합니다.

메고 다니다 보니... 렌즈의 코가 자꾸 흘러내리더군요. 가지고 다니다 보면 렌즈가 커져버립니다. 렌즈가 거짓말을 할리도 없는데 말이죠...



아무리 스펙좋은 렌즈도... 사진 찍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법... 스펙이 엉망인 렌즈가 의외로 사진은 느낌이 좋을 수 있습니다.

AF-s 16-85mm f/3.5-5.6G ED VR 렌즈로 찍은 사진들을 보겠습니다.



이 렌즈로 찍은 우리집 막내 연서의 첫 사진입니다.

사진의 정보에 1.5를 곱하면 대충 필름 기준 화각이 될겁니다.

조리개가 어둡다보니 심도도 상대적으로 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찍어도 상당히 선명한 사진이 나오더군요.

첫사진에 오호~ 하고 느낀것은...

조리개 최대개방시의 선예도의 느낌이 상당히 좋다 라는겁니다. 색상도 상당히 선명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62mm의 어정쩡한 화각입니다.

줌렌즈를 쓰다보니 딱딱 떨어지는 화각을 쓰기 보다는 그때그때 구도에 맞는 화각을 임의 조정해서 쓰니 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연서처럼 36개월 전후의 아빠손잡고 막 뛰어다니고 싶어하는 아이하고 나갈 때 렌즈 하나만 마운트 해서 나간다는것이 너무 편하고 좋았습니다.

몸이 가벼우니... 아이하고 즐겁게 나들이가 가능하더군요.

1:1 환산화각으로는 93미리 정도 나오는 듯 합니다. 인물에 쓰기 편하다는 화각대인 듯 합니다.


이 렌즈는 좀 특이한 면이 있습니다.

접근거리가 제 생각과는 좀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광각계열 렌즈들은 망원계열 렌즈들에 비해 접근거리가 상당히 짧습니다.

그런데 이 렌즈는 일반 광각계열 렌즈들보다 광각에서의 접근거리는 좀 먼편입니다.

오히려 망원에서의 접근거리가 일반 망원렌즈보다 좀 가깝습니다.

이 렌즈는 매크로 렌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망원의 가까운 접근거리를 이용하면 야외에서 간이 매크로처럼 쓸 수 있습니다. 촬영해보니 16-85 렌즈의 디테일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됩니다. 발색도 좋구요...



85미리 최대망원에서의 인물사진입니다.

디테일도 좋고 색 자체도 맘에 듭니다.

환산화각으로 127.5 미리이기 때문에 나름의 망원효과로 배경을 흐리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 작은 렌즈로 이런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즐겁더군요...







광각으로 넓게 한번 담아봤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이 렌즈는 광각에서 피사체에 다가갈 수 있는 최소거리가 좀 아쉽습니다.

초광각 렌즈들처럼 16미리 영역에서 피사체에 아주 근접할 수 있다면 좀더 재밋는 사진들이 나올 수 있을것 같습니다만 다른 렌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최소거리는 많이 아쉽습니다.







광각으로 인물도 담아봐야죠...

제 딸아이 노는 모습을 최대광각으로 담아봤습니다.

홍단풍에 열린 열매를 이쁘다고 따더군요... 엄마 아빠 오빠 갔다준다구요...

요 열매는 가을 즈음되면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 좋은 프로펠러같은 형태가 됩니다. 초여름에 보니 모양이 특이하더군요.





크롭바디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35미리 화각입니다. 환산화각으로 52미리구요...

이제 36개월된 제 딸아이의 상반신 정도는 근접해서 이쁘게 담을 수 있습니다.

16미리부터 85미리까지 전 구간에 걸쳐서 상당히 좋은 선예도와 색을 보여줍니다.








최대광각에서의 접근거리가 아무리 멀다고 해도 그래도 딸아이와의 거리를 좁혀주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36개월의 아이손을 잡고 같이 산책중에도 다른한손으로 노파인더 샷을담기에는 충분한 접근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광각에서의 거리가 아쉽다고 썼지만 개인적인 욕심일 뿐, 이정도 쓰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본 사용기를 쓰면서 넣는 사진중에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다른때 같으면 아마도 광각렌즈 따로 망원렌즈 따로 이렇게 들고 다녔을겁니다만 렌즈 하나로 여러 화각을 쓸 수 있으니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러다가 메인장비 포기하고 서브장비로 메인쓰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꽃사진 한장 더 올려봅니다.

역시나 디테일이 너무 맘에 듭니다.
접사용 렌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좋은 디테일을 보여주니 사진을 찍고 보는 맛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사진은 꽃수술의 입체감을 살려보려고 햇빛이 측면에서 비치는 상태로 찍어봤습니다.







그래도 역시 최고는 무거운 장비 주렁주렁 들고 가지 않고도 아이들하고 즐거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노란색 꽃청포 사이에서 꽃입을 흔들면서 즐거워 하는 연서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냥 웃음이 납니다...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단지 꽃이 흔들거렸을 뿐인데요...







환산화각 24미리의 16미리영역도 나름 넓게 표현됩니다.

이부분에서 조금 아쉬운것은 광각계열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색이 아주 파랗게는 표현이 안됩니다.

필터를 쓰던가 약간의 보정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래도 16-85의 16미리는 넓고 외곡도 거의 없이 편합니다.

잘 보시면 연서가 씽씽이 타고 있는게 보이실겁니다. 하하


이 꽃이름은 뭔지 모르겠습니다만 선우랑 둘이서 가다가 이꽃을 만져보니 순간 눈처럼 풀어져서 쏱아져 내렸습니다.

바닥에 넓게 깔린 꽃이 너무 이뻤습니다.

"아빠, 꽃잎 모양이 꼭 꽃같아."

아주 푹신한 솜이불을 보는듯한 느낌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다음에 보면 꽃이름을 기억해 봐야겠습니다.




가끔 우리는 커다란 숲속에 살면서도 그 숲의 거대함을 잘 모르고 삽니다.

지금걷는 똑바른 그길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숲처럼 바르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선우야... 사랑한다...~











가볍게 쓰기위한 서브 장비여서 별도로 세로그립을 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세로로 된 사진 찍는데 지장은 없군요...


최대광각에서의 외곡이 거의 없는편이라서 광각에서의 사진도 편하게 담기 좋습니다...


사진속 나무는 외곡으로 기울어진게 아니고 원래 기울어져 있는거랍니다.












광각 접근거리가 짧아도 훌륭하게 바로 앞 선우의 모습도 담아냅니다.

전 구간의 훌륭한 선예도와 발군의 색느낌, 그리고 하나의 렌즈로 광각부터 준망원까지 커버하는 편리성...

무거운 짐은 싫고, 아이들은 아빠손잡고 놀길 원하고, 하지만 추억은 남기고 싶고, 똑딱이보다는 그래도 센서 큰 DSLR이 더 좋을때는...

AF-s 16-85야 말로 가장 훌륭한 선택의 렌즈가 될수 있지 않을까요?



렌즈의 선택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습니다만...

역시 렌즈는 스펙보고 결정하는것이 아니라 용도에 맞게 결정하는게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제게 있어서는... 너무나 쓰임세 있는 팔방미인 렌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가지로 다 맘에듭니다만... 이 렌즈.... 모양이 너무 이쁘군요...하하하






- 소 한 상 -







TIP : 어두운 조리개 렌즈를 이용해서 배경을 흐릿하게 사진을 찍고 싶으시면 찍으려는 피사체는 가능한 렌즈와 가까이에 놓으시고 배경은 가능한 피사체에서 멀리 놓으세요. 그러면 아무리 어두운 조리개의 렌즈로 사진을 찍어도 배경을 흐릿하게 만드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