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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들/가까운곳

신나는 그네




방선거가 있었던 날입니다. 오전에 일찌감치 아이들과 함께 투표를 마치고 왔습니다.
갔다오다가 저기 멀리 놀이터가 보입니다.
참새들이 그냥갈리가 없습니다.

"아빠! 나 그네!"

연서가 그네로 재빨리 뛰어갑니다. 선우는 축구를 하고 있는 친구들한테로 뛰어갑니다.

"아빠! 나 그네 밀어줘. 어서~"

연서 그네도 밀어줄 겸, 오랫만에 그네타는 모습 사진을 찍어줄까 해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연서 뒤에서 밀기 시작합니다.

"아니~ 아빠! 그르케 말구~우~"

"더 쎄게~ 아니 더 쎄게~!"

연서녀석 독촉이 무지 심합니다.
세네번 세게 밀고 재빨리 앞으로 갑니다.

그네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시도합니다.

"아빠~!미러달라니깐.밀.어.조.어.서!!!"


그순간 사진찍는데 너무 열중한 나머지 너무 가까이 갔나봅니다.

"에헤~ 깔깔깔"

연서가 발로 제 카메라를 니다.

뭐가 재밋는지 연신 발로 차려고 합니다.

그네는 서서히 느려집니다.

"아빠~! 빨리 또 밀.어.조.어.서.!!!"

이번에는 아주 작정을 하고 좀 더 세게 밀어줍니다.


"아빠~!! 이제대써.. 얼릉아까처럼 요러케 해바..얼렁"

그만밀고 빨리 앞으로 오랍니다.

또 카메라를 발로 차려고 합니다.

"깔깔깔깔"

아빠 카메라를 발로 차는게 뭐가 그리 재밋는지 연신 웃습니다.

"아빠~! 얼릉 또 미러조. 어서. 세게~!"

또 뒤로가서 밉니다.

이렇게 새게 미는데도 겁도 없습니다.

그저 신이나서 계속 깔깔 거립니다.

"연서야. 꼭 잡아~!"

저는 걱정이 돼서 그말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밀어놓고 또 사진을 찍습니다.

연서는 연신 앞으로 오라고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할리가 없습니다.

몇번을 더 밀어주고 재빨리 몇장 더 담습니다.


수십장을 찍어 한두장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집니다.

찍으면서 머릿속으로 연서의 그네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서가 그네를 탈때는 정말 즐거워 합니다. 지금은 혼자 곧잘 몸을 움직여 더 높이 타기도 합니다.

그모습을 보고 있으니 안찍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찍었던 몇몇 사진들입니다.



사진은 아까 그 그네에서 똑같이 찍은 3월달 사진입니다.

이때는 자동 촛점 렌즈를 쓰지않고 수동으로 촛점을 맞추는 렌즈를 썼습니다.

자동 카메라가 편하긴 한데 순간의 찰나에는 사람의 의지를 못따라 오는듯 합니다.

이순간을 담기위해 무척 바빴던 생각이 납니다.

뒤에서 밀어주던 집사람까지 나와버려서 살짝 아쉽기도 했습니다만 뭐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다행히 연달아서 다른 사진도 찍었습니다.

저보다 제 집사람이 연서의 그네를 더 높이 올려줍니다.

그때의 스릴을 얼마나 즐기던지...

재밋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도 정말 즐겁습니다.







칠 지나서 또 같은 그네 사진입니다.

선우도 그네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도 역시 좀 컸다고 노는 방법이 다릅니다. 두개를 한꺼번에...

"선우야... 그러다 꼬추 끼면 아프겠다."

선우녀석 금방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저더러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런말 안한다고 안아프진 않을텐데 말입니다...하하



이건 작년 겨울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만해도 연서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작았지요...

이 그네는 안전바가 있어서 제가 아무리 세게 밀어줘도 제가 안심이 됐었습니다.

해질녁에 놀다가 아주 우연히 찍은 사진입니다만... 이날 참 추웠습니다..으..







오늘 그네타는 사진을 찍어주기 전에 제일 최근사진입니다.

요즈음은 아무리 그네 그렇게 타지 마, 위험해.. 하고 말려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동네 좀 노는 언니들 타듯이 타볼려고 노력중입니다.

가끔 그네 과외도 받는거 같던데요...하하하





이들 그네타는것을 보면 즐겁습니다.

연서가 "아빠는 옆에 이거 타..얼릉~!!" 이럴때마다 "아빠가 연서 그네 밀어줄께~" 하고 지나치곤 합니다.

하지만 가끔 쓰레기를 버리러 한밤중에 집밖에 나설때면... 놀이터에 사람이 없을 때 그네를 타보기도 합니다.


네가 흔들거리면서 정점에 다달았을 때... 그냥 몸을 뒤로 젓히면서 하늘을 보면...

그 까만 밤하늘이 한없이 높고 아늑해 보입니다.

잊었던 즐거움이 되살아 났다가 이내 집으로 들어와 버립니다.







아마 아이들이 자라서 그네타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살때까지 계속 그네타는 모습을 사진에 담지 않을까 합니다.











- 소 한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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