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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들/가까운곳

미운 네살




리집 둘째 연서는 올해 네살입니다. 그 유명한 미운네살의 주인공이죠..

아이를 가져보기 전에는 미운네살이 뭔지 몰랐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반항하는 시기인가 보다 했습니다.




기록을 남기다가 와이프에게 한소리 듣습니다. 애우는데 사진찍냐고...

출하려고 하는 찰나였습니다.

연서가 갑자기 징징거리기 시작합니다.

뭔가 맘에 안들었었나 봅니다.

아무리 달래보아도 울음은 그치질 않습니다.

그냥 아파서 우는것도 아니고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추측으로는 잠투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외출 이후에도 이유없는 때쓰기는 멈추질 않습니다. 이유가 없습니다. 답답하기만 합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연서 그렇게 울면 나쁜아이야? 착한아이야?


"싫어! 난 나쁜아이야!"


도대체 대화가 안됩니다. 마구 울어대다가 차안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잠이 와서 이유없이 때를 쓰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빠가 날리던 연의 줄을 연서가 들고다니다가 엉켜버렸습니다.

오빠같으면 "아빠 이거 풀어주세요." 했을껍니다.

연서녀석 아빠가 풀어준다고 해도 끝까지 자기가 한답니다.

억지로 풀어주려고 하니 또 때를 쓰기 시작합니다.

"싫어! 내가 할꺼야!아빠가 하는거 싫어!"




집에는 빨리 가야 하는데 연서가 풀고 있는걸 보고있으니 답답해 미칠것 같습니다.



그래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풀고 있는걸 보니 웃깁니다. 하루종일 시달리다가 그 모습을 보고 있잖으니 없는 웃음이 베실베실 나옵니다..




녁에 집에와서 아이들에게 손과 발을 씻으라고 예기합니다.

아이들의 발을 세면대 위에서 가끔 제가 씻겨줬었습니다.

연서가 "내가 먼저 할꺼야!" 하더니 냉큼 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에 가더니 아빠가 발씻겨줄때 처럼 한쪽발을 세면대에 넣고 비누칠까지 해가면서 씻고 있습니다.





그냥... 너무 기특했습니다..

"자기야.. 여기좀 .. 연서 하는것좀 봐.."


집사람과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낄낄 거리면서 웃었습니다. 그냥 웃었습니다.





미운 네살...... 아이들에게 네살은 독립하기 위한.. 한 인격체로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시작의 시간인듯 합니다.


네살에 하는 아이의 때쓰기가 미운이유는... 부모로 부터 독립하려는 아이의 모습을 거부하는 부모의 마음일까요?




뭐든지 혼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아이와.. 영원히 부모와 함께하길 바라는 모순된 사랑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상황을 미화하려해도... 현실은... 소리치는 부모와 때쓰는 사랑스런 아이들 이랍니다....하하








- 소 한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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